어휘를 늘려야 연주가 풍부해진다
Scale도 알고, approach note도 알고, walking bass를 할 줄 안다. 그런데 backing track을 틀면 매번 비슷한 패턴이 나온다. Root에서 5th로 갔다가 approach로 내려오고... 또 root에서 5th로... 선택지가 부족한 것이다.
언어와 같다. 문법을 알아도 단어가 없으면 같은 말만 반복하게 된다.
Lick
짧은 프레이즈. 2~4 beat 정도. 이걸 외워서 쓰는 것이다.
Minor 3rd → major 3rd slide. A7 위에서. 3번줄 3프렛(C)을 치고, 4프렛(C#)으로 slide한다. C → slide → C#.
이걸 쳐보는 순간 "아, 이 소리" 하게 된다. 어디선가 수백 번 들어본 그 소리. Blues의 가장 상징적인 사운드. Minor 3rd에서 major 3rd 사이를 오가는 이 반음에 blues의 정체성이 담겨 있다. "The Thrill Is Gone" 베이스를 들어보면 이 slide가 계속 나온다.
이걸 root와 연결해본다. A(3번줄 개방) → C(3프렛) → slide → C#(4프렛). 3음짜리 프레이즈. 이걸 A7 구간에서 넣어보면 갑자기 "blues 하고 있다"는 느낌이 난다.
Root → b7 → 5th 하강. A(3번줄 개방) → G(2번줄 5프렛) → E(2번줄 2프렛). 위에서 내려오면서 코드톤을 밟는다. 마디 끝에서 다음으로 넘어갈 때 "정리하는" 느낌.
이걸 4마디 마지막에 넣어본다. 마디 4의 beat 2-3-4에서 A → G → E, 그리고 마디 5에서 D(2번줄 개방)에 착지. 마디가 끝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코드로 내려간다.
옥타브 점프. 낮은 A(3번줄 개방)를 치다가 높은 A(2번줄 7프렛)로 뛴다. 그리고 G(2번줄 5프렛) → E(2번줄 2프렛)로 내려온다. 시작을 높은 데서 잡으면 에너지가 확 올라간다. "여기 주목!" 같은 효과.
Chromatic run. E(3번줄 7프렛) → F(8프렛) → F#(9프렛) → G(10프렛). 반음씩 올라간다. 긴장이 쌓인다. Turnaround 직전에 넣으면 "여기서 뭔가 온다" 하는 기대감을 만든다.
Turnaround
12-bar의 마지막 2마디(11~12). 처음으로 돌아가는 구간이다.
chromatic 하강을 해본다. 마디 11에서 A(3번줄 개방) → Ab(4번줄 4프렛) → G(4번줄 3프렛) → F#(4번줄 2프렛). 반음씩 내려온다. 마디 12에서 E(4번줄 개방)에 착지. "한 바퀴 끝, 다시 처음"을 선언하는 느낌이다.
이 turnaround을 넣고 12-bar를 돌아보면 — 마디 11에서 "아, 여기서 끝나고 다시 시작이구나" 하는 신호가 확실해진다. Turnaround이 없으면 12-bar가 그냥 계속 흘러가는 느낌이고, 있으면 "한 바퀴"의 구분이 명확해진다.
YouTube에서 "blues bass turnaround"를 검색하면 다양한 패턴이 나온다. 3~4가지를 외워두고 돌아가면서 쓰면 같은 12-bar를 반복해도 매번 마무리가 달라진다.
Fill
다른 악기가 쉬는 순간에 넣는 짧은 프레이즈다.
backing track을 치다 보면 기타가 코드를 "짠~" 하고 잡고 잠깐 쉬는 구간이 나온다. 이때 베이스가 뭔가를 넣을 수 있다. 위에서 외운 lick 중 하나를 넣어본다. 예를 들어 기타가 쉬는 2 beat 동안 A → C → slide → C#.
타이밍이 전부다. 기타가 치는 위에 fill을 겹치면 부딪힌다. 빈 곳에만. 안 넣는 것도 선택이다.
어휘를 늘리는 법
카피. 가장 확실하다. YouTube에서 좋아하는 blues 곡을 고른다 — "The Thrill Is Gone", "Stormy Monday", "Sweet Home Chicago" 같은 것. 재생 속도를 50%로 줄이고 저음에 귀를 기울인다. 4마디씩 끊어서 따라 친다.
처음에는 뭘 치는지 안 들린다. 의식적으로 저음에 집중하면 점점 드러난다. "아, 여기서 root를 치고 있고, 여기서 5th로 올라가고, 코드 체인지 전에 반음 approach를 넣고 있구나." 이미 배운 개념들이 실제 연주에서 어떻게 쓰이는지 듣게 된다.
외운 프레이즈를 다른 key에서도 쳐본다. A에서 외운 lick을 Bb, B, C, ... 전부에서. 모양은 같고 위치만 옮기면 된다.
변형. 외운 lick의 리듬을 바꿔본다. 같은 음인데 shuffle로 치던 걸 straight로. 쉼표를 넣어서 공간을 만들어본다. 순서를 뒤집어본다. 하나의 lick에서 3~4개의 변형이 나온다.
녹음. 자기 연주를 녹음해서 듣는다. 어떤 lick이 자연스러웠는지, 어떤 게 어색했는지. 녹음에서 들린다.